[그랑로젯] 죽은 우물을 건져냈다

작성자
Dokkaebi
작성일
2022-01-21 04:38
조회
262




죽은 우물을 건져냈다

우물을 뒤집어 살을 바르는 동안 부식되지 않은 갈까마귀가 떼가 땅으로 내려왔다

두레박으로 소문을 나눠마신 자들이 전염병에 걸린
거목의 마을

레드우드 꼭대기로 안개가 핀다, 안개는 흰개미가 밤새 그린 지하의 지도

아이를 안은 채 굳은 여자의 왼발이 길의 끝이었다
끊긴 길마다 우물이 피어났다, 여자의 눈물을 성수라 믿는 사람들이 물통을 든 채 말라가고 있었다

잎 떨어진 계절마다 배설을 끝낸 평면들이 지하를 걸어나갔다
부풀지 못한 뼈들을 눕혀 물길을 만들면 사람들의 발목에도 실뿌리가 자랄까
안개가 사라진다 흰개미가 우물 입구를 닫을 시간이다

우물은 떠나지 못한 자의 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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